살기 좋은 집 한옥 사들여 리모델링 해보니…집값 올라
선박회사에 다니는 30대 초반 주부 황숙명 씨는 요즘 신이 난다.
이달 초 서울 종로구 계동 한옥으로 이사하면서 아들 규원이의
아토피성 피부 염이 눈에 띄게 호전됐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홍제동 빌라에 살던 황씨 가족이 한옥살이를 결정한 것은 순전히 규원이의 피부염이 원인이다.
황씨는 쓸 만한 한옥을 구해 최신식으로 개조하면 아들 병도 낫고 정서적으로 도 좋은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했다.
황토와 나무를 주자재로 사용하는 한옥은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 화학물질로 인한 아토피성 피부염을 줄일 수 있다고 주 변에서 추천했기때문이다.
그러던 작년 3월, 당시 종로 한옥에 살던 직장 동료가 쓸 만한 집이 나왔다는 정보를 전하자 황씨는 주저없이 매입을 결심했다.
재작년 인근을 방문한 경험이 있어 주거환경이 뛰어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고
어차피 리모델링하면 매물 간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 황씨의 결정을 도왔다.
황씨가 사들인 한옥은 대지 54평, 건평 20평 규모로 지은 지 80년이 넘은 낡은 집이었다.
작년 6월 등기를 마친 황씨는 이후 반 년 간 고건축 전문잡지와 서적을 탐독해 한옥 개보수의 세세한 부분까지 전문지식을 익혔다.
그런 후에야 공사를 제의한 3~4개 한옥 리모델링 업체 중 지역에서 시장점유율 이 가장 높고 공신력 있는 업체를 골라 시공사로 정했다.
스스로 원하는 한옥을 직접 만들고 싶은 바람으로 설계과정과 구조변경 등 선 택사항도 꼼꼼히 챙겼다.
작년 12월 시작한 설계작업은 황씨의 이런 꼼꼼한 덕 에 3개월 이상의 토론을 거쳤고
본격적인 공사는 올 4월 시작해 최근에야 마무 리단계에 접어들었다. 황씨는 '전통의 맛은 살리되 불편은 최소화한다'는 것을 개보수의 기본원칙으로 삼았다.
화장실과 주방을 입식으로 바꾸고 도시가스를 설치해 생활편의를 고려했고 ㅁ 자형이었던 한옥 구조를 ㄷ자 형태로 바꿔 집에 개방감을 줬다.
트인 벽면엔 산과 해를 그린 동양화를 그려 운치를 살렸다. 마당은 대나무, 국 화, 소나무로 꾸몄고
총 4개 방 중에서 안채에 있는 두 개는 황씨 부부와 자녀 가 쓰고 사랑채 방 2개는 손님용으로 하기로 했다.
전등, 싱크대, 마루, 도배, 장판, 잔디 등 대부분의 인테리어 작업은 외부 도 움없이 황씨가 직접 처리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한옥 지하를 파는 공사과정에 서 아랫집 정원 연못의 금붕어들이 죽자 이웃에서 항의를 했던 것.
금붕어를 사주고 합의는 했지만 공사를 2주일 간 중단해야 했다.
필지가 가까이 붙은 한옥은 개보수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종종 생긴다.
개조비 용은 2억원이 들었는데 서울시의 한옥 개보수 무상지원금 3000만원과
연리 1% 의 장기 대출자금 2000만원을 받아 자비는 1억5000만원으로 줄일 수 있었다.
평당 700만원에 집을 샀으니 개조비용까지 총 5억7800만원이나 썼다는 계산이지만
현재 개조 후 한옥 시세가 7억5000만원을 호가해 개조비용을 빼도 집값이 2억원 가까이 올랐다.
개조비용에서 특히 중요한 변수는 집이 길가에 있는지, 안쪽으로 들어와있는지다.
대부분 자재를 손으로 직접 나르다 보니 후미진 집은 그만큼 공사비가 더 든다.
"한옥 개조를 고려한다면 유의할 부분"이라는 게 황씨의 설명이다.
황씨도 주거지 안쪽에서 공사를 하다보니 비용이 많이 든편이다.
황씨 가족은 한옥살이에 대체적으로 만족한다.
거주자 우선주차제로 주차 걱정이 없고 인근에 북악산이 있어 공기도 좋다.
동네에 젊은이들이 적어 소아과 병원, 유아원 등 보육시설이
부족한 게 그나마 손가락으로 꼽을 만한 불편한 점이다.
글 김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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